전미도서상 수상 작가 배리 로페즈의 <호라이즌>은 30년에 걸친 지적 탐험의 결실이다. 928페이지에 달하는 이 방대한 저서는 단순한 여행기나 환경 에세이의 범주를 넘어선다. 인류학, 역사, 자연과학, 철학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우리 문명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모색하는 이 시도는, 현대 문명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을 파헤치고 새로운 희망의 단초를 제시한다.
마지막 여행지였던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우리는 그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태였다. 숙소에 도착해서야 당장 내일 관광할 만한 것들을 급하게 찾아보는데,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가우디. 안토니오 가우디는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건축가로, 스페인 건축학의 아버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아 건축했다는 것. 이 정도의 ...
배리 로페즈의 호기심을 찬찬히 뒤따라가며 그가 경험한 ‘감정의 변화’ 에 숱하게 몰입했다. 여행지와 자연에서 만난 사람들, 토착민들, 동식물들뿐 아니라 유적지, 시설물, 그리고 심지어는 작은 조각이나 탄피 하나하나까지. 그들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기꺼이 경청하고, 궁금해하고, 감정을 이입하는 그의 태도가 미덥게 느껴졌다. 그가 목격한 경관과 그가 ...
'인터미션'이라는 단어는 공연 분야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다. 연극 속 인물의 서사에 단단히 몰입했다가도, 잠시 일상으로 돌아와 다음 챕터를 흡수할 준비를 하는 것이 관람객이 인터미션을 마주하는 가장 흔한 방식이다.
책 《호라이즌》은 어느 호텔 풀장에서 놀고 있는 가족들을 이따금 바라보며 책을 읽는 한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평화로운 오후의 한때를 보내고 있는 이 사람은 평생 무려 남극과 일흔여 개의 나라를 여행하고 탐사하며 그 현장을 기록해온 사람이다.
처음 전시명을 접했을 땐 ‘영화인을 위한 다양한 영화 장면 전시인가?’, ‘이머시브는 뭐지?’ 등의 의문이 생겼다. 알아보니 시네마 천국은 1990년도에 개봉했던 이탈리아 고전 명작 영화 이름이었다. 또한 이머시브 (immersive)는 ‘에워싸는 듯한’이라는 뜻의 영어로 전시와 연결 짓자면 관객 몰입형 전시를 의미한다.
그래도 친구들의 축하 덕에 즐거운 하루를 보내던 중 ‘존’은 드디어 자신의 작품을 인정해준 제작자의 연락을 받고, 친구들 앞에서 자신을 위한 생일 축하 노래를 연주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의 머리 속에서 ‘틱, 틱, 붐’ 소리는 사라지고, 서른 이후의 삶, 그러니까 자기 앞에 펼쳐진 또 다른 시간 속에서 여전히 꿈을 꾸기로 다짐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민재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서울에서 학교를 마치고 고향인 무주로 내려와 군청에서 일하는 민재는 혼자가 된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다. 어머니는 서울에서 고향으로 내려온 민재가 상당히 맘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민재는 자신의 고향에서 즐겁게 일하며 자신의 소꿉친구이자 애인인 태규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간다. 태규는 편찮으신 할머니를 간병하며 ...
<호라이즌>에서는 아프리카, 북극, 갈라파고스 등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인류와 자연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독자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는 환경을 세밀한 묘사, 그리고 풍부한 정보량으로 몰입도 있게 그려낸다.
법은 우리 일상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으며 함께 하는 분야 중 하나다. 어쩌면 가장 친숙한 분야라고 말할 수 있는데, 친밀하다고 말하기엔 또 너무 어렵고 낯설기도 하다. 이는 법의 이성적이고 냉철한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법은 일상 곁에 있다고 이야기하기엔 딱딱하고 무거운 텍스트로 이루어져있다. 책을 열면 이론적인 학문이 쏟아지고, 내 상황에 ...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에서는 시네마 천국에 관한 뒷이야기들을 마저 풀어낸다. 시네마 천국은 처음부터 주목받은 명작이 아니었다. 모두가 사랑하는 작품이 탄생하기까지는 실패가 존재했다. 처음 시네마 천국이 나왔을 때 적은 관람객 수로 영화를 내려야 했지만, 프로듀서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편집해 상영 시간을 줄였다. 그렇게 탄생한 영화가 시네마 천국이다.
카도데와 오란의 관계도 되짚어 볼만 하다. 어린 시절 겪었던 내밀한 사건으로 인해 둘은 서로에게 절대적인 존재가 된다. "우리 제대로 된 어른이 될 수 있을까?"라는 대사는 비극과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카도데와 오란의 심리를 표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도데와 오란이 서로를 붙들고 나아가는 모습은 멸망의 그림자 속에서도 우정과 사랑에 ...